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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베팅 이용후기 덧글 0 | 조회 147 | 2023-08-16 00:22:59
이지윤  
#91 스타가 별이 되었다(5) 3시간째 이어진 오프닝 촬영 중. 그 긴 시간 동안 강민기는 줄곧 지현수를 호명했다. “어메이징! 놀랍습니다! 안 그래요, 지현수 씨!” “지금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현수 씨 의견 한 번 들어보죠!” 국내 최고 MC 중 한 명인 강민기. 그의 오랜 버릇 중 하나는 방송 중, 관심 있는 연예인이 있다면 계속해서 그 한 명을 호명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행간에 그 유명한 ‘강혹사(강민기에게 혹사당한 사람들)’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 어쨌든 눈도장을 찍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긴 한데. 그런 현수를 지켜보는 U.O.U 멤버들의 시선엔 어째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 ‘야, 이거 어떡하냐? 저러다 폭발하는 거 아냐?’ ‘큰일이에요, 태우 형! 방금 현수 형 주먹에 힘들어 간 것 같은데!’ ‘야, 좀 말려봐! 저 인간 폭발하면 진짜 아무도 못 말린다고!’ 태우는 자신을 향한 이들의 시선에서 그러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평소엔 조용조용한 현수였지만, 한 번 눈 돌아가면 무서운 게 또 현수였다. 언제였지? 그래, 밴드 오브 코리아 우승 당시 다 같이 모여 회식할 때. 술에 취한 현우가 구석에서 게임만 하는 자신의 쌍둥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적이 있었다. 계속되는 놀림과 설교에 폭발한 그는 곧 들고 있던 젓가락으로 냅다 현우의 손바닥을 내려찍었는데. 순간 놀란 태우가 황급히 현우의 손을 낚아채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곧장 응급실 실려 갔을 터. 테이블 깊숙하게 박혀 떨고 있던 그 젓가락 하나에 모두의 등골이 서늘했던 탓이다. “현수 씨! 개인기 한번 보여주시죠!” “…….” 일명 강민기의 개인기 타임. 소개가 얼추 끝났으면 그다음 순서론 이렇듯 개인기를 닦달하기 시작. 태우와 멤버들이 개인기에 대비한 이유였다. 그렇게 얼마 후. 현수가 그 특유의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강민기를 바라보며 입 열었다. “제 개인기는 먹는 것입니다.” “먹는 거라면 저 강민기도 만만치 않죠! 먹기 시합 함 해볼까요?” “아니. 많이 먹는 것도 개인긴데, 그것보단 다른 거.” “다른 거라면 무슨 개인기입니까! 아주 기대가 되네요!” 먹는 거라는 이야기가 나와서일까? 강민기의 언성이 조금은 높아진 것 같았다. 천하장사 강민기. 189cm의 큰 신장과 더불어 몸무게 또한 현수의 두 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 일전에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쉰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아직 삼겹살 8인분에 공깃밥 3그릇, 마지막 화룡점정으로 냉면 2그릇은 비워야 속이 든든하다는 사내였다. 그런 이 앞에서 당당히 개인기가 먹는 거라 밝힌 현수였는데. 가뜩이나 관심이 있던 차에 먹는 이야기까지 나오니, 강민기가 무척 흡족해하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스텝분들이 뭘 가지고 나오시는데요! 덮개가 덮여 있는데 뭔지 궁금하군요! 아! 저기 스텝분들이 테이블을 가지고 나오시는데요! 뭡니까, 이게?” “제 개인기는 음식 맞추기입니다.” “음식 맞추기! 그럼 먹은 거 전부 찾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요!” 현수가 대답 대신 고개만 까딱거렸다. 남이 보면 조금 건방지거나 혹은 말수가 적어 보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태우는 달랐다. 저거 분명 흥미 가득한 눈빛이다. “좋습니다! 그럼 안대 써주시고요! 시청자 여러분들! 이 안에는 여러 상표의 콜라와 아이스크림, 과자들이 들어 있습니다! 과연 모두 맞출 수 있는지 궁금한데요!” 그 말을 끝으로 강민기가 은색 스테인리스 덮개를 차례대로 오픈했다. 스타베팅는 코x콜라와 포x칩, 두 번째는 펩x와 포테x칩, 세 번째는 노브x드 콜라와 수x칩 등이 담겨 있었다. 그것을 순서대로 현우의 입에 가져다 댄 강민기였는데. 꼴깍- 꼴깍- 꼴깍- 우걱우걱- “코x콜라, 포x칩.” “펩x, 포테x칩.” “노브x드 콜라, 수x칩.” “저, 정답!” 보통은 한입 먹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을, 현수는 마치 숨 쉬는 것보다 쉽게 맞춰 버렸다. 그 바람에 강민기를 비롯해 스텝들 전원 크게 놀란 듯 보였는데. 다른 예능 프로에서도 이와 비슷한 실험을 했었지만, 그 누구도 현수처럼 단번에 알아맞히지 못했던 까닭이다. “와! 이걸 어떻게 맞춥니까? 뭐 특별한 비결이라도?” “없어요. 그냥 많이 먹었을 뿐.” “정말로 그게 다입니까? 뭐 평소에 미각이 뛰어나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다지.” 현수가 별것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 모습을 보던 태우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는데. 저거 평소 자신이 하던 제스처였던 까닭이다. “하, 정말 어이가 없어서.” “왜요?” “저 자식 즐기고 있어. 그것도 무척이나 즐겁다는 듯이.” 현우의 푸념에 태우를 비롯한 팀원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다. 보통 즐거우면 웃음이라도 나올 텐데. 강민기와 함께인 현수의 표정에선 그런 것 따윈 전혀 없이, 평소의 모습과 너무도 똑같았던 까닭이다. “뭐 너희야 모르겠지만, 쟤 즐거우면 나오는 버릇이 하나 있거든. 바로 저거.” 현우가 두 손으로 자신의 입가를 가리켰다. 그러면서 그것을 아래로 내리기 시작. 그러자 현재 현수의 얼굴과 똑같은 표정이 되었다. “쟤 기분 좋으면 입꼬리 내려가거든.” 아하. 모두가 몰랐던 사실을 깨달은 순간, 머리가 뎅- 하고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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